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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발 출발지 : 수영 스트로크 수와 효율 해석 기준 도착 도착지 : 1

본문

수영에서 스트로크 수는 흔히 '적을수록 잘하는 것'으로 통한다. 물을 많이 젓지 않고 멀리 나아가면 힘을 아낀다는 이미지가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트로크 수는 효율의 원인이 아니라 결과에 가깝다. 같은 속도에서 스트로크 수가 줄었다면 그 사이에 추진력이나 저항, 타이밍 가운데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따로 봐야 한다. 예를 들어 한 선수가 글라이드(물을 잡은 뒤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구간)를 길게 가져가 스트로크 수를 줄였다면, 그 대신 매 스트로크의 추진 구간이 짧아져 속도가 출렁일 수 있다. 숫자만 보면 개선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가속과 감속이 반복되는 상태일 수 있다는 뜻이다. 관련 글 하이다이빙 20m에서 다루는 사례처럼 스트로크 수 하나만 떼어 놓고 좋다 나쁘다를 정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스트로크 수가 적으면 무조건 효율적인가. 그렇지 않다. 스트로크 수는 이동 거리와 함께 봐야 의미가 생긴다. 일정 거리를 같은 시간에 도달했는데 스트로크 수가 줄었다면 추진 효율이 올라간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그러나 시간이 늘어났다면 저항을 줄인 게 아니라 그냥 천천히 간 것일 수 있다. 즉 스트로크 수는 속도와 짝을 이룰 때만 해석이 가능하다. 물을 오래 잡으면 추진력이 커지는가. 잡는 시간이 길다고 추진력이 비례해서 커지지는 않는다. 물은 손에 고정된 지지대가 아니라 흘러가는 매체라서, 손이 물을 밀어내는 방향과 속도가 맞아야 힘이 전달된다. 스컬링(손바닥으로 물을 좌우로 훑어 추진과 균형을 만드는 동작)이 약하면 오래 잡아도 물이 빠져나가며 추진이 새어 나간다. 스트로크 수를 세는 것만으로 훈련이 되는가. 세는 행위 자체는 진단이지 교정이 아니다. 매 랩마다 수를 기록하되, 그 수가 늘거나 줄었을 때 영상이나 코치의 관찰로 원인을 확인하는 절차가 따라붙어야 훈련으로 기능한다.

 

처음 이 주제를 이해하려면 순서를 정해 접근하는 편이 낫다. 먼저 일정 거리를 정해 시간과 스트로크 수를 함께 기록한다. 다음으로 그 기록이 왜 그렇게 나왔는지 몸의 움직임을 확인한다. 이때 쓰는 용어 두 가지를 먼저 익히면 대화가 쉬워진다. 디스턴스 퍼 스트로크(DPS)는 한 번 젓는 동안 나아간 거리로, 스트로크 수의 역수 개념이다. 스트로크 레이트는 단위 시간당 젓는 횟수다. 이 둘은 서로 당기는 관계에 있어서 하나를 늘리면 다른 하나가 줄기 쉽다. 예를 들어 같은 속도를 유지하면서 스트로크 수를 줄이려면 DPS를 늘려야 하는데, 이는 스트로크 레이트를 낮추는 선택과 맞물린다. 그래서 어느 쪽을 먼저 손볼지는 선수의 체격, 주 종목 거리, 현재 기록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현장에서 먼저 확인하는 지점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는 추진 구간에서 손이 물을 잡고 있는지 여부다. 손이 물과 함께 뒤로 밀리면 그 힘이 몸을 앞으로 보내지만, 물이 손을 스쳐 지나가면 스트로크 수를 아무리 조절해도 속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둘째는 몸통 정렬이다. 머리와 엉덩이가 흔들리면 정면 단면적이 커져 저항이 늘고, 그 저항은 스트로크 수를 늘려서 상쇄하려 해도 한계가 있다. 셋째는 회복 구간의 리듬이다. 회복이 느리면 다음 추진이 늦어져 속도가 끊기고, 반대로 지나치게 서두르면 추진 자세가 무너진다. 공식 자료와 기록 WADA 홈페이지를 함께 보면 이런 요소들이 기록 변화와 어떻게 맞물리는지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스트로크 수는 목표가 아니라 상태를 알려 주는 지표다. 수를 줄이는 것 자체를 목적으로 삼으면 추진을 놓치기 쉽고, 수를 늘리는 것만 좇으면 저항과 피로가 쌓인다. 시간과 거리, 그리고 몸이 물을 붙잡는 감각을 함께 놓고 볼 때 비로소 그 숫자가 의미를 갖는다.